2009년 10월 6일 화요일

6억짜리 택시 기사 자격증

<오만 더스켓시(市)의 한 택시. 잘 몰라도 엔초 페라리이므로 10억은 훌쩍 넘지 않겠습니까.>


위의 이미지는 그냥 눈요기거리라고 생각합시다.

오늘도 하라는 공부는 포기하고 이리저리 웹서핑을 하던 중, 요즘 그 귀하게 모신다는 금보다 더한 투자상품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뉴욕시의 택시 기사 자격증인데요,

2007년 6월 한 파키스탄 출신의 택시기사가 은퇴하면서 택시 기사 자격증을 자그마치 60만불(약 7억원)에 팔아넘겼다고 전합니다(인용 블로그).뭐, 경제 호황기니까 그럴수도 있다고 칩시다. 월스트릿 은행들이 은행가들에게 보너스를 풀 때이니 말이죠.

하지만 요즘들어 다시 택시기사 자격증에 대한 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가격도 그리 싸진 것 같진 않군요.

대부분의 글들이 근 10년 동안 주식시장의 투자가 곤두박질 치고 있는 것과 비교했을 때 10년 동안 택시 자격증의 가격은 179%가 올랐다고 합니다. 복리고 뭐고 따질 것도 없이 그냥 보더라도 엄청난 수익률입니다. 이 수치는 금에 대해 투자한 수익률 보다 월등히 높다고 하니 가히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게 합니다.

택시 기사 자격증의 가격의 미칠듯한 상승은 1930년대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당시 대공황을 겪고 있던 미국 경제는 실직한 시민들의 택시 기사 업종 전환으로 인해 과잉 공급과 교통 침체라는 두가지 부수적인 문제들을 껴안게 됩니다. 그리하여 1937년 시의회는 택시기사의 전체 자격증 숫자를 제한해 버리죠(Haas Act, 하스법). 대신 반발을 예상하여 택시기사 자격증의 평생 자동갱신을 약속하고 개인간의 양도를 허락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1931년 당시 21,000개 되던 택시 자격증이 현재 들어서는 약 12,000개가 돌고 있다고 합니다.

이 택시 자격증이 있어야 택시 운행을 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어찌보면 간사한 것이, 자격증 소지자는 이 자격증을 남에게 대여해 줄 수 있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부동산 월세 받는 것 처럼 누구에게 맡겨 버리고 다달이 돈을 타 쓸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극히 부족한 숫자에(뉴욕에서 택시잡기는 정말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거기에 양도와 대여까지 가능하다니, 투자상품으로서의 조건을 딱 갖추었군요.


아직도 감이 안 오시는 분들을 위해 그래프를 하나 준비했습니다.
미국 S&P 500 지수는 미국의 우량 500대 (각 산업분야를 대표하는)기업들의 주식을 연동해 놓은 지수인데요 2008년 경제위기를 맞이 하고 나서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에 비해 택시 자격증의 수익률은 불황없이 오르는 것이 그래프가 가히 하늘을 치솟는다고 해야 겠군요.


금값보다 더 한다는 택시 자격증과 메달의 사진도 한번 보실까요.
<뉴욕 택시 메달리온과 자격증.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고향이 대구라 동대구역에서 택시를 탄 적이 있었는데 1km 넘게 택시가 대기구역에서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택시를 타고서도 기사아저씨께서는 불황이라며 연신 힘든 소리를 내뱉으셨던 기억이 나는군요. 아무리 불황이더라도 뉴욕 택시기사들은 든든한 보험(?)이 있어 상대적으로 불만은 덜 할 것 같다는 짐작을 해 봅니다.


댓글 1개: